음양의 경제학을 읽고

일본인 저자의 세계관이 담긴 책이다. 세계 경제의 위기를 풍수적 관점에서 풀어보려한 노력이 보이는 책이다. 일본의 국제전략정보연구원의 CEO인 저자는 미국식 금융 자본주의의 공세와 위기에 맞서는 동아시아의 대응 방안으로서 동양의 음양사상, 특히 풍수학적인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풍수나 음양에 대한 이해에 있어서는 우리나라가 일본에 비해 많이 앞서있다. 태고 이래로 국가의 도시체계를 풍수에 입각하여 설계한 나라는 전세계 적으로 우리나라 밖에 없고 봐도 좋을 것이다. 특히 조선시대에 있어서는 궁성은 물론 도읍의 설계와 사대문에 이르기까지 풍수의 요체를 모두 담아 낸 것은 세계적으로 유래없는 도시설계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저자도 이러한 점을 인정 하고 있으며, 한반도를 침탈한 일본이 그 혈맥을 끊기 위해 풍수적 혈맥마다 단맥봉을 설치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인 저자치고는 기특하다 할만하다.
 

그러나, 일본인이 자국인을 위하여 자국중심으로 쓴 저작이다 보니 솔직히 다소 심기를 거스르는 부분이 여러 곳 눈에 띄었다. 연변지역 조선족에게 한국 정부차원에서 문화강연등을 하는 것이, 한국이 중국의 소수자치구에 한국의 전통 문화를 전파하므로서, 중국이 한국에게 문화침탈을 당하고 있다는 식의 식견은 불쾌했다. 한국인에 대한 식견도 다소 편협하고 단편적인 듯하다.


솔직히 말하면,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히 이해하기 힘들다. 결국 동아시아가 협력해야한다는 주장으로 마무리하고 있는데 풍수의 역할론에 대한 지식이 우리의 그것에 비해 상당히 단편적이라는 것을 느낀다. 이런 저런 이론들을 자신의 전문 분야인 국제적 역학관계에 억지로 끼워 맞춘 듯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이야기의 흐름도 정연하지 못하고 다소 산만하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동북아시아가 서로 반목해야할 때가 아니며, 좀 더 큰 안목에서 서로 화합하여 서양의 자본주의에 대항해야할 시점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자국인 일본인들을 자각시키려 노력한 한 점만은 높이 산다.

풍수와 동양사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민족이 한,중,일의 동북아이사 이외에 또 어느 나라가 있겠는가? 그런면에서 동양의 사상을 동북아시아 화합의 테마로 삼은 점은 훌륭한 발상이라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