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다스리는 101가지 이야기라는 이름으로 번역되어 선풍적인 인기와 베스트, 스테디 셀러에 오른 서양의 책이 있다. 바로 <영혼의 닭고기 스프>라는 책이다. 또, 우리나라에는 <고도원의 아침편지> 등이 이와 같은 종류라 하겠다. 짧은 이야기와 우화로서 마음의 정화시켜주고 때로는 감동을 주기도 한다. 일본에도 히스키고타로의 <3초 행복테라피> 같은 책과 블로그 등이 비슷한 포멧을 갖추고 있다. 이 책 <스님의 흰죽가게>는 바로 중국의 닭고기 스프이고, 아침 편지이며, 행복 테라피라 하겠다.
저자 스제천은 85년생의 젊은 스님이다. 젊은 스님 답게 블로그를 통하여 경전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올리기 시작했고,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유명한 작가가 되었다고 한다. 바쁜 현대인을 위한 즐거운 불교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경전 속 생소한 우화들이 많이 담겨있다.
우리에게 익숙하기 보다는 다소 생소한 경전들을 출전으로 사용해서 그런지 다양하고 새로운 이야기가 많이 담겨있는 점은 좋았다. 반면에 우화라고는 하지만, 약간은 교훈적인 이야기들로 나열되다 보니, 기대했던 것 만큼 반짝반짝한 유머로 즐겁게 해주지 못한 것은 다소 아쉬웠다. 반면, 일반적이지 않은 경서들에서 인용된 다양한 이야기들은 불교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새로운 즐거움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싶다.
책의 엮음은 설법과 같다고 해도 될 듯하다. 흰죽 한그릇이라는 이름으로 일반적인 우화의 하나를 던지고, 그에 대한 불교적 풀이를 곁들여 설명을 해준다. 그리고 ‘주인장 특제 레시피’라는 제목 하에 좀 더 심도있고 깊이있는 색다른 명제 하나씩을 풀이하고 있다. 그렇게 제공 되는 흰죽이 무려 마흔 아홉그릇이나된다. 왜 오십그릇을 채우지 않고 마흔 아홉 그릇일까도 한 번 생각해 봄직하다.
또한 책의 여백마다 독특한 선화 형식의 삽화들이 다양하게 삽입되어 있는데, 책에서 이 삽화에 대한 설명이 없는 점도 또한 아쉬웠다. 저자인 스제천 스님이 직접 그린 그림인지, 아니면 원작에 삽입된 중국 삽화가의 작품인지? 그도 아니면, 국내 번역 및 편집과정에서 국내 삽화가나 디자이너의 작품인지 정도는 밝혀주면 그림들에 더 의미 부여를 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설명이 없는 것이 다소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