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혜를 읽고

내가 수중혜라는 책을 처음 만난 것은 미국 퀸즈에 있는 도서관에서 였다. 그 지역은 한인들이 많이 살고 있기 때문에 한인 커뮤니티을 위해서 우수 도서들을 꾸준히 마련해 놓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미쳐 챙겨보지 못했던 보석 같은 책 한권을 그 곳에서 읽을 수 있었다. 그것이 바로 <수중혜-내 손안의 지식은장도 2009년판>이었다. SERICEO 콘텐츠 팀에서 만든 이 책은 정말 특이했고 재미있었다. 이런 내용의 책도 있구나 하고 신기해하며 읽었던 기억이 있다. 


2011년판 수중혜가 나온다는 소식에 반가웠다. 개정신판이라고 하기에 2009년판을 조금 보강해서 내 놓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책을 받아보니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새로운 책이다. 개정신판이라기 보다는 그냥 수중혜-2011판 이라고 부르는게 맞다는 생각이다. 내용들이 거의 완전히 새롭게 구성되었고, 그 사이의 변화된 문화 코드들도 새롭게 수용했다. 겹치는 부분들도 구성에 변화를 주어 어디에 있는지 찾아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완전히 새롭게 구성된 책이었다.

수중혜…손안의 지혜라는 책 제목처럼 이 책에는 참으로 잡다한 지식들을 꼭꼭 눌러 담았다. 그러면서도 부담스럽지가 않다. 꼭지 내용들의 다양함만 보고 말한다면 백과사전이다. 그러나 책의 분량이나 간결함만 놓고 본다면 사전이라 부르기도 민망하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사전이란 말을 넣어서 이 책의 제목을 다시 지어 본다면 <다재다능한 CEO를 위한 키워드 잡학사전>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책의 내용은 유명한 경영귀재들의 명언으로 부터, 주요 사자성서, 각종 법칙의 해설, 최근 TV프로그램의 유행어, 최근 새로나온 신세대 용어들 까지 총 망라되어 있다. 예를 들면 ‘쩐다’,’모태솔로’라는 말까지…그 해석에서 어떤 때 쓰이는 말인지 까지 해설된 양장본의 고급스런 책은 이 책이 거의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하여튼 독특한 책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재미있기만 한 책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꼭 읽어봐야할 인문 교양서적, 경제 경영서적등도 년도별로 추천되어있고, 건강과 질병에 관한 이야기, 국내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현황, 세계적으로 유명한 다큐멘터리들의 회차별 제목, 최근 유행하고 있는 와인에 대한 상식 등등… 정말 간결하면서도 알찬 정보들이 가득하다.


그렇다면 책의 두께가 엄청나고 빽빽하게 글자 정보로 가득하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책은 양장본임을 감안하면 일반서적들의 두께 보다 오히려 얇은 편이고, 글자들은 노안환자도 돋보기 없이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하게 크며, 여백 또한 널널하다. 설명만 듣고 보면 잘 이해가 안가는 일인데, 이 책은 위 모든 내용을 담고 있으면서도 그런 여유를 부리고 있다. 
 

어떻게 그런게 가능 할까? 한마디로 상식계의 족보만을 뽑아놨기에 가능한 이야기이다. 불필요한 것들, 잡다한 것들은 모두 정리하고, 사자성어도 유용한 몇 개, 추천서적도 년도별 7권 정도씩 간결하게 핵심만 뽑아 놨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참 신기한 책이다. 그렇기에 손이 닿는 곳에 한권쯤 꼽아 놓으면 심심치 않게 상식을 늘릴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이기도 하다. 매년이 어려우면 격년으로 새로운 수중혜가 지속적으로 나오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