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의 행복론을 읽고

저자는 단사리란 ‘대접하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누가 누구에게 대접한다는 말인가 하면, 공간을 정리함으로써 자기 자신에게 대접하여 스스로를 즐겁고 기쁘게 해주는 일 이라는 것입니다. 버리는 것이 자신을 대접하는 것이라니…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멋진 철학이다.

이 책의 읽으면, 풍경소리가 정겨운 일본식 목조건물의 대청에 다기를 마주하고 하고 앉아, 정갈하고 기품있는 일본 여인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느낌이 든다. 시종 차분하고 조분조분한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오는 것 같다. 그런 분위기를 잘 살려낸 번역과 출판사에 박수를 보낸다.


처음 제목만 보고는 못 버리는 병을 가진 이들의 창고병을 치료하는, 청소 정리 가이드인 줄만 알았는데, 실제 책을 읽어 보니 전혀 달랐다. 마음을 다스리는 에세이 같은 느낌의 책이었다. 버리는 것보다 버리는 마음가짐을, 정리하는 것보다는 정리의 필요성의 인식을 설득력있게 들려주는 책이었다. 제목의 버림의 행복론… 그랬다. 청소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행복해지는 법을 들려주는 책이었던 것이다. 
 


저자는 버리지 못하는 사람에는 세종류가 있다고 한다. 
집에 있고 싶지 않은 ‘현실 도피형’/ 추억을 먹고 사는 ‘과거 집착형’ /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미래 불안형’나는 집에 있는 것을 즐기는 타입이라 ‘현실 도피형’은 아니지만, ‘과거 집착형’과 ‘미래 불안형’은 분명한 것 같다.

내 이야기를 조금 하자면, 지금 삼십년도 넘게 같은 집에 살고 있다.  옷장 속에는 한 번도 입혀지지 않은 옷가지들이 혹시나 하는 생각에 십 여년째 걸려있고. 서랍들 속에는 추억의 부스러기 라는 이유로 쓰레기도 못되는 것들이 차곡차곡 들어차있다. 사실 거의 창고에서 살고 있는 것과 다름이 없다. 정리하고 싶어도 엄두가 안나는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차마 이 책을 부모님께 보여드리지는 못하겠다. 삼십 년을 살아 온 집을 다 뒤엎어 놓으면, 사실 버리는 것도 정리하는 것은 불가능 해 보인다. 이 책에서 말하는 정신적인 건강 보다 우선 체력적으로 버티기 어려워 보인다.^^;  우선 내 방과 주변의 대청소를 통해서 간단한 단사리 부터 실천한 후에, 이 책을 보여드리고, 장기적인 계획 하에 차근차근 단사리를 실천 해야할 듯 싶다.


이 책의 내용 중, <case 10. 산이 움직였다>를 보면, 설득 끝에 비로서 어머님이 마음을 바꿔 눈물을 흘리며 추억의 물건들을 버리기 시작했다면서, 움직일 것 같지 않던 거대한 산이 움직였다고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집의 경우는 산을 움직이려다 연세가 많으신 노모가 먼저 쓰러져 버릴까봐 덜컥 겁이 나는 것도 사실이다.^^


아무튼, 오늘 부터 대청소 시작이다. ‘리’까지는 몰라도 과감하게 ‘단사’의 정신은 실천해 볼 생각이다.
나와 같이 버리는 것이 어려운 성격을 가진 분이라면, 행복해 지기 위해서라도, 자신을 대접하고 대접받기 위해서라도 이 책을 꼭 읽어 보기 바란다. ‘소유로 부터의 해방’ 그 새로운 기쁨을 함께 경험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