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또는 우파의 유래는 프랑스 대혁명 당시 급진적인 사회변혁을 추구하던 자코뱅당은 의회의 왼쪽에, 상대적으로 온건한 변화를 주장하던 지롱드당이 의회의 오른쪽에 좌석이 배치하면서부터 일반적으로 진보주의자를 좌파, 보수주의자를 우파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여기에 부의 여부에 따라 또하나의 분류를 만들어 내어 부가 있는 정치인을 <강남>이라 통칭 함으로써 시작된다.
여기서 <강남>은 지역적인 구분이 아니라 경제적이 구분을 말한다. 따라서 강남에 살지 않아도 경제적 부의 여유가 있는 이들은 <강남>으로 분류한다. 좌파와 우파는 위의 유래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진보적 성향의 인물이냐 보수적 성향의 인물이냐로 분류된다.
저자는 현재 우리나라의 부의 상징지역이라고 생각하는 강남을 테마로 삼아서 생성된 조어를 책의 제목으로 삼았다. <강남좌파> – 진보적 성향을 지니고 있지만 부의 영역에 들어 있는 정치인들을 일컬음이다. 반면 이 책에는 당연히 <강남우파>도 나온다. 통상적으로 부와 권력을 모두 가진 기득권 보수진영이 되겠다.
이 책은 현재 단순히 이념의 문제를 넘어서서 현실적인 현안들도 다루고 있어 주목할 점이 많다. 노무현 정권 시절 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현안 문제들이 가지는 의미를 시의 적절하게 분석하고 있다. 신문기사들과 만평, 사진등을 많이 삽입하여 현실감을 높였고, 강준만 교수의 날카로운 비평은 많은 부분에서 공감이 간다. 현재 대두가 되고 있는 무상급식과 포퓰리즘 문제도 다루어지고 있다.
책의 특성상 인물 중심으로 풀어가다 보니 모두 실명이 거론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이 많고, 요즘 언론에 가장 많이 떠오르는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언급도 적지않다. 그에 대해 저자는 스스로 강남좌파인척 하지만 언저리를 기웃거린 강남우파로 구분했다. 58억의 자산을 가지고 있으면서 자기도 일반 서민들 처럼 자녀 대학등록금에 허리가 휜다라고 말하는 것은 말 뿐인 <강남우파>의 위선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강남>이라는 개념은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상징적인 단어이다. 또 <강남>에 산다고 모두 부자인 것은 아니다. 따라서, 나는 이 명명은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한다. 강남에 거주하지도 않는 이를 또한 부자라는 이유로 <강남>이라 명명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강남>이라는 단어가 부의 상징 단어가 될 수 없다는 뜻이다. 또한, 강남에 사는 서민들에게 위화감을 줄 뿐이다. 따라서, 유행처럼 사라져야할 용어라고 생각한다. 그 보다는 차라리 저자가 언급한, <리무진좌파>라던가 금값이 치솟고 있으니 <골든좌파>나 <실버좌파> 식으로 구분하는게 더 바람직 하지 않을까 싶다.
정치 이야기가 나온 만큼 예전에 알던 어르신 이야기를 한토막 하고 넘어가야겠다.
십수년 전에는 해외 위성방송에서는 가끔 일본의회와 영국의회의 회의 장면을 보여주곤 했은데 그 분은 열심히 그 방송들을 챙겨 보고 계셨다. 우리는 0.1초도 안되어 채널을 돌려버릴 그런 따분한 방송. 그러나 그 분은 한참 보시더니 감탄 어린 어조로 말씀을 하셨다. “저 나라들의 의회 진행을 보면 잘 차려진 정치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라고. 질의 응답에서는 마치 잡아먹을 듯 날카롭게 대립하다가도 국익에 직결되는 부분에 다다르면, 언제 다퉜느냐는 듯이 극적인 타결을 맺는 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분 생각에 방송으로 보여지는 그들의 의회는 그 자체의 내용 보다도 전세계와 대외적으로 자신들이 얼마나 민주적이며 합리적이냐를 보여주는 정치쇼 같다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나라와 국가를 위해서 열심히 싸워가고 있음을 의회의 정책 결정 과정을 통해서 국민들과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 어리신을 뵌지 수십년이라 요즘도 그 나라의 정치가 그러한지, 단지 그 분의 견해 였을 뿐인지는 알 수 없다.
그에 비하면, 우리나라 국회와 정치판은 어떠한가? 일단 붙으면 막장까지 간다. 기물파손은 물론 카메라 앞에서 욕설과 주먹질이 오간다. 국익? 말로만 있다. 그들의 행태를 보면 나라를 주사위판 같이 생각하는 것 아닌가 싶다. 주도권만 잡으면 언제든지 주사위를 굴릴 수 있고, 주사위를 굴리면 언제나 밥그릇이 늘어나는 절대 지지 않는 게임이다. 그러니 밥그릇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국민 앞에서 패악질을 서슴치 않는다.
솔직히 이 좁은 나라에 좌파의 자리가 어디 있고 우파의 자리가 어디 있단 말인가. 그러나, 밥그릇 싸움 때문에 그들은 끊임없이 편을 나눈다. 조용히 있으면 한없이 착한 무능력자가 되고, 악다구니를 쓰고 뺏고 뜯어 먹으면 배를 채울 수도 있고 승자가 되는 우리나라 정치의 서글픈 현실 탓이다. 지금은 국가적, 경제적 위기 상황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의 최대 정쟁이슈가 포률리즘과 무상급식 국민투표 따위라니 정말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제발 정신들 좀 차렸으면 좋겠다.